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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칼럼] 제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송재민 과장 - 많이 울고 슬퍼해도 됩니다.


많이 울고 슬퍼해도 됩니다.

 

제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송재민

 


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. 임종도 지키지 못하고 어머니한테 화내고 불효했던 것만 생각이 나고 하루 종일 웁니다. 주변에서 어머니 물건도 다 치우고 어머니 이야기도 못하게 합니다.’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으신 분들이 슬픔을 가득 안고 진료실에 찾아오실 때가 있습니다.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우시는 분들도 있고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했다며 화를 내시는 분도 있으십니다. 어떤 분은 자신이 벌을 받아야 한다며 밥을 못 먹겠다는 분도 있고 나약한 내 모습을 누가 볼까봐 울지도 못한다는 분도 있습니다.


죽음이란 다시 만날 수 있는 어떠한 가능성도 남겨 놓지 않는 결정적 사건으로 그 충격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습니다. 너무나 사랑했던 사람의 상실도,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과의 이별도 나에게는 큰 파도가 되어 다가와 나의 삶을 흔들어 놓을 수 있습니다. 이렇게 아프고 힘든 죽음이라는 사건은 아무리 우리가 피해가려고 해도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경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.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잘 받아들이게 되면 나중에 나의 죽음이 다가올 때 더 잘 삶을 마무리하고 준비하게 될 수 있습니다. 파도가 바다를 흔들어 놓치만 파도는 지나가기 마련이고 다시 고요한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.


누군가의 죽음 이후에 우리가 우리의 삶을 잘 살아가려면 우리가 충분히 슬퍼하고, 아파하고, 울어야 합니다. 처음에는 죽었을 리가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고, 화를 낼 수도 있고, 우울과 슬픔에 빠질 수도 있지만,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어야 합니다. 그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기간도 다를 수 있습니다. 또한 죽음은 결국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받아들이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라고 채찍질하는 것은 도음이 되지 않습니다. 많이 사랑한 만큼 많이 아플 수 있고 많이 슬퍼할 수 있습니다. 그 때는 그냥 아파하고 울어야 합니다. 눈물이 많이 난다고 해서 내가 나약한가?‘ 하고 참으려 하지 말고 많이 사랑해서 보고 싶어서 그렇구나하고 울었으면 좋겠습니다. 진료실에 찾아온 분들이 눈물을 참으려 할 때, ‘그냥 우세요.‘하면 펑펑 우시고는 이제 덜 아프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. 충분히 울고 충분히 애도해야 어느 날부터 눈물이 줄어들 것입니다. 그리고 그 사랑하는 사람을 기리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도 좋습니다. 돌아가신 언니가 좋아하던 예쁜 가방을 내가 쓰니 언니와 함께 한 좋은 시간들이 생각나서 편안하게 언니를 보냈다는 분도 있고, 함께 가기로 했다가 못 가본 곳에 사진을 들고 가서 여행을 하고 아쉬움이 조금은 줄었다는 분도 있습니다.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로 힘들어 하는 분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빨리 잊는 게 좋다고 하며 죽은 사람 이야기도 하지 말라하고 고인의 물건은 다 버리라는 등 회복을 재촉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.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다 다를 수 있습니다.


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받은 사랑은 나에게 남습니다. 죽음으로 인해서 지금 내 곁에서 말을 건내고 손을 잡고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. 오히려 더 큰 힘이 되고 큰 버팀목이 되어 내가 잘 살아가도록 해 줄 것입니다. 지금 곁에 없지만 날 사랑해준 그 분이 생각나신다면 그냥 우셔도 좋습니다. 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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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- 제주일보 : http://pdf.jejunews.com/2023/02/20/20230220-06.pdf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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